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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좀 구해주이소, 야?

지나19 2018. 6. 6. 10:10

베란다 아래 잡풀을 정리 하자 하고 괭이와 호미를 들고 나갔다.

우선 가지가 마음대로 벋은 남천을 정리하고 무화과나무 가지들도 정리했다.

안쪽으로 들어갈 길을 내기 위해서다.

나뭇가지가 벋어있으면 거미가 줄을 치고 배가 노랑과 검정으로 무늬진 거미가 보이면

나는 무서워서 정구지 있는대로 가지도 못하기 땜에  어쩔수가 없다.


가지를 치고 잡초를 뽑아 내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자연은 생긴대로 보는게 아름답다는 생각에 잡초정리 하는게 싫었는데

왠일인지 올해는 마음대로 커가는 잡초들이 보기가 싫어졌다.

심지도 않은 국화도 끊어내 버리고 곰보배추도 끊어 버리고 종처럼 생긴 이쁜 꽃을 피우는 나무도

베어버렸다. 바닥이 보이지 않게 자란 질경이도 미련없이 캐버렸다.


바닥에 붙어 납작하게 자라는 풀이 있는데 그 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때마다 탄복을 했었지만

미련없이 뽑아버렸다. 이름도 모르는 덩굴식물도 밑둥부터 베어버리고 다 익어가는 보리도 베어버리고

봄에 뜯어 쑥뗙을 해 먹었던 그 많은 쑥조차도 미련없이 캐 버렸다.


모기가 덜 덤빌라나 해서 였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마음대로 자란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아깝기도 했다.

제법자란 정구지를 끊어오고  지난봄에 심은 머구잎도 끊어왔다.

정구지와 파,오이피클을 채치고 무쳐서 삽겹살을 구워 저녁을 먹었다.


신부님이 저녁특강에 꼭 오라고 말씀 하셨는데 잊어버리고 드라이 보낼까 하던 옷들을 손으로 빨고

샤워를 하고 나니 도저히 특강에 갈수가 없었다.

지난번 아들놈 회사의 제품포장하는 알바를 했는데 간단한 일이었는데도 손을 과하게 썼는지

손가락 손바닥이 아픈걸 또 잊어버리고 손빨래를 했더니 손까지 아파서 많이 아픈부분은 파스를 붙였다

늙으니 일도 과하게 하면 안된다는걸 또다시 알게 되었다.

근데 일이 생기면 그걸 또 잊어버리는 것이다. 소화데레사도 허리아픈걸 잊고 작은 찬장 하나를 들다가 또

허리가 아파서 꼼짝 못해 레지오도 겨우 나왔다던데.... 일이 있으면 아픈걸 잊어버리고 하게 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오늘은 저녁미사를 드리고 특강을 듣자 하고 앉아있다.

간밤 꿈에 미국가는걸 미뤘다시며  오신 형님을 붙들고 한없이 울었는데  꿈속이지만 내가 왜그리 울었을까?

내 형제들과 의절하고 내가 형님을 많이도 의지 했는가 싶기도 한데.....


사는대로 살아가는거지, 세상일 내맘대로 되는것 하나도 없는데...

아들놈, 집주인이 시월달까지 집을 비워달라했다는데  적은 돈으로 어디로 가야될까?

걱정이 또 하나 늘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 당신의 자식인 프란치스코에게 집좀 주이소

지난번 그때처럼  엄마요, 집좀 구해주이소,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