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저 까다로운 입맛을 우야꼬?

지나19 2018. 7. 5. 13:25

날씨가 더워지고 태풍까지 몰아치니 영감은 입맛이 없다고  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늘어진다. 뭘 좀 해 먹이나?  저 까다로운 입맛을 우짜꼬?

태풍 바람에 생선은 없고 생각끝에 아들의 친구가 운영하는 고기집으로 갔다.


예전 우리 어릴적 맛있는 외식을 한다하면 송죽극장 골목의 강산면옥을 갔는데  아마도 대구 유일의 

고깃집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불룩하게 솟아오르고 구멍이 숭숭뚤린 고기판 가장자리로는 국물을 

받을수 있게 홈이 나 있어 불룩하게 솟아오른 부분에서 고기를 구으면 육수는 흘려내려 아래의 홈판에

고이고  그 달작지근한 국물과 고기맛이 생각나  우리 그거 한번 해 먹읍시다 하던게 생각나  고기집에서

얇게 썬, 요즈음식으로 하면 월남쌈집에가면 육수에 고기를 적셔 먹을수 있게 해 놓은 고기를 사 왔다.


고기를 짜지 않게 파, 마늘, 양념장에 재고 각종 채소와 당면까지 물에 불려 놓았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전화해서 와서 같이 먹자 했더니  큰 수박 한 덩이와 복숭아를 많이도 사 왔다

우리 두 부부는 복숭아를 좋아해서 여름만 되면 언제 한번 저 복숭아를 실컷 먹어보나 하는 터 였다

손자놈은 27개월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말이 제대로 안되어 짹짹 거리고 그래도 12개 짜리 퍼즐을 맞추는데

잘 맞추는걸 보며 머리는 좋은갑다 한다.


아들놈이 친구가 전화가 와서 오늘 본가에 가서 저녁 먹는다 하니 친구왈 안그래도 어머니가 차돌박이와  또 

무슨 고기를 가져 갔다고  그럼 오늘은 안되겠네  하더라 해서 아이고 안불렀으면 큰일 날번 했다  하고

두 노인네가 마주보며 웃었다.  이런 특별식을 할때는 가까이 사는 큰 아들과 꼭 같이 먹는다

우리 두 노인이 먹을랴면  아들 며느리 생각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참, 부모 마음은 다르지 않을것이다.


아들놈께 너도 자식 낳아봐라 했지만 아들놈이 손자를 얼마나 이뻐 하던지 며느리도 자식을 낳아보니 부모맘을 알겠다고 한다.  좋은 아들 좋은 며느리 주심 참으로 감사하다.


수박 한덩이를 둘이서 먹을려면 그야말로 결사적으로 먹어야 되는데  남편은 앞집에 반덩이를 주라고 한다

앞에 노인정에 반덩이를 드리면 좋겠구만.....


퍼즐을 또 들고 앉았다. 

마음을 다잡고 앉으니 한개, 두개 맞춰져 나간다.  언제나 완성될까? 올해 안으로 다 맞추자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천천히 할 것이다


또 태풍이 올라 온다하는데 모두들 별일 없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