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의 이사가 무사히 끝났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터라 계속 화살기도를 해 댔다.
하느님아부지요, 예수님요, 성모님요, 짐 옮길때만큼이라도 비가 안오게 해 주시이소.....
덕택에 날씨도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손자놈이었다.
잠도 덜깬 놈을 맡았는데..... 조금 놀더니 신을 신고 현관에서 꼼짝을 않는다.
하는수 없이 데리고 밖엘 나가서 화단의 꽃들을 보여주고 잠자리를 보고 하는데 내 손을 아파트밖으로 끌어내더니 지 집쪽으로 가자고 하는걸 안고 들어오니 엄마엄마 하면서 울어댄다.
할수 없이 지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좀 타일러라 했더니 지에미가 조근조근 타이른다.
엄마 이사 해놓고 지안이 데리러 갈거니까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어.... 그러면서 봉지 안에 들어있는 젤리를 먹이라고 한다. 젤리를 먹이고 바지를 벗자하니 이놈이 안벗으려 하는걸 덥다 벗자 하니 바지를 벗었다
기저귀를 보니 오줌도 흠뻑 싸 놓았다. 기저귀도 벗겼다. 짜쓱 인제 체념을 하고 놀기 시작했다.
말귀는 다 알아들으면서 아직도 귀저귀를 차고 이 어린놈의 속을 도대체 모르겠다.
막 아빠 소리를 할때 지 에미가 "엄마" 하고 가르치면 이놈은 "아빠"하고 대답하는 비디오가 아직도 있어 볼때마다 우습다...그러다가 마트에 가서 뭣때문인지 며느리가 살짝 숨으니 엄마엄마 하고 소리를 치더라 해서
그자식 엄마소리도 할줄 알면서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했더니 요즈음은 엄마를 입에 달고 있다.
저녁무렵, 손자를 씻겨 놓아야 며느리가 수월치 싶어 손자를 씻기는데 살이 단단하지 못하고 물컹물컹 하다.
아이고 우야꼬..... 이놈이 날 닮았구나.... 나중에 살이 찌면 안되는데......
지에비는 몸이 가볍고 날씬하고 지 에미도 살이없고 날씬한데 왜 그 좋은걸 안닮고 이 뚱뚱하고 물컹물컹한
할매를 닮았을꼬? 아이고 애터지네.......
큰놈을 가졌을땐 몸이 얼마나 가볍던지 산달 까지도 달리기를 해서 남들이 걱정할 정도였는데 낳고보니
영판없는 지 에비라, 둘째를 가졌을땐 첫째가 아버지를 닮았으니 둘째는 날 닮은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둘째는 임신 사 오개월이 되니 몸이 무겁고 힘이 들었다.
자는 아이를 들어 안으면 첫째는 가뿐하게 들어 올려지고 둘째는 축 쳐져서 들어 올리기도 힘이 들었었다.
어릴때부터 첫째는 먹는것도 많이 안먹고 지금도 배고프다 소리를 듣기 힘드는데 둘째는 많이도 먹고
뭐든지 잘 먹어 천상 날 닮았다. 성격도 비슷하고 예술적 감각, 책 읽는 취향까지 비슷하다.
그런데 손자놈의 다른건 모르겠고 살이 여물지 못한건 왜 날 닮아가지고.....쯧쯧
좋은건만 닮으면 좋으련만.... 허긴 나도 어느구석 뜯어봐도 맘에드는 구석이 없다.
모르겠다. 지놈도 지 팔자대로 사는거지....
사는건 고해다 하더니 내 손자놈도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삶을 살 것이다.
그 하느님의 신비를 나는 알수 없으니 사랑이신 하느님께 기도 하는 일 밖에 할수 있는게 없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그리고 울엄마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