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층, 높다.
바다가 보이고 해뜨는것이 보이고 뭣보다도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작은 올케는 야경 보느라 잠을 설쳤다 한다.
아들놈이 아픈 아버지를 생각하며 바다가 보이는 집을 장만 했다는 아파트다.
이젠 언니와 작은 아들 둘이서만 살기엔 한없이 넓어 보인다. 이젠 혼자가 된 언니가 이 넓은 집에서
견디기가 힘들것 같다. 그래도 용케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와 함께 성경필사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유리벽에 갇힌것 같다는 언니에게 성당에 부지런히 나가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잘못 했다며 작은 올케를 위로해주는 언니가 그동안은 왜 그랬을까? 싶다.
형제들 모두가 화목하게 살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알벤 가재미와 전복을 올케와 나, 둘에게 기어이 안기고 그 넓기만한 아파트로 돌아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가엾기도 하고 어떻게 도와줄수 없음이 안타깝기도 한데 아직은 혼자 있고 싶다는 언니를 어떻게 할수가
없다. 혼자서 실컷울고 실컷 그리워 할수 있도록 하는 것도 외로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이건 언니일 만도 아닌 바로 내 일이다 생각해봐도 방도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언니께 가져다 주기 위해 급하게 김장을 담았는데 어제는 큰 며느리 외할머니가 농사를 지었다시며 배추, 무우
쪽퍄를 보내왔다. 팔순이 넘은 외할머니가 지은 농사라니..... 고맙다. 뭘로 이 고마움에 보답할까?
이렇게 고마운데 며느리는 시에미 일거리를 만들어서 어머니 죄송해요 한다.
아이다, 뭐든지 많이만 갖다줘라 한다.
배추를 절이고 무우를 씻고 달랑무는 길고 굵게 썰어 절이고 큰 무우는 굵게 정사각으로 썰어 소금을 절였다.
밤에 건져서 내일 성당 다녀온후 또다시 김치를 담아야겠다.
시장에가서 멸치진국을 사고 배를 사고 청각을 사고 잔멸치와 호두등을 샀다. 손자놈이 멸치를 좋아하니
또 볶아서 나누어 주어야겠다.
피곤하고 힘든 날들이 지나간다. 며칠전 꿈에 성체를 영하러 나가니 수녀님이 내겐 아주 작은 성체를 나누어 주셨다. 꿈속이지만 수녀님이 왜 이리 적은걸 주시나 했는데 요즘 평일미사를 못가니 그런 꿈미 꾸이는건 아닌지.....
내일은 레지오, 모래는 부부계가 있어 저녁에 또 외출해야 되고....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