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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렇다.

지나19 2018. 11. 28. 14:01

마늘을 사고 젓갈을 사고 배를 사고 손자 좋아하는 멸치와 견과류를 사고....  무겁다.

무거워도 곰탕까지 사 왔다.  

어제 절인 배추와 달랑무우, 그리고 굵게썬 깍뚜기무우를 차례로 담았다.

젊을 적엔 이까짓것 일도 아닌데  온 몸이 아프고 팔목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 몸은 힘든데  그래도 지난번 꿈 생각이 나서 성당을 다녀왔다.

제단 앞엔 성경 필사 한 성경이 놓여있어 미사후 일부러 제단 앞으로 나가서 보았다.

글씨가 어쩌면 저렇게 단아한지 나는 죽었다 깨도 못할것 같다.  성경을 쓴다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갈수 

있는건 아니겠지만 그 정성 하나만은 대단하다.

매일 미사 가는것, 그것 하나도 힘들어 하는, 게으른 내가 하느님 보시기엔 기가 차겠다.

그러나 생활중에도 하느님께 지꺼리는, 화살기도 만 한게 없으리라 생각하니 그 생각도 맞는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위로가 되는것 같다.


오늘이 음력 10둴 중순인데 아직까지 모기가 설친다. 며칠전엔 잠결에 더워져서 내 놓은 내 굵은 팔뚝에 

그놈들이 도대체 몇마리나 덤벼 들었던지 이 굵은 팔은 완전히 붉은 점으로 뒤덮혔다.

남편에게 모기채를 사오라 해서 방으로 들어가 휘둘러 열 대여섯마리를 잡았다. 1층이라 오고 가는건 편하지만 이 모기 하나만은 너무 성가시다. 낡은집이라 문틀도 다 찌그러지고 바람도 지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고

난방도 안되는 집이지만 그래도 비오고 바람부는 날은 이런집이라도 있어서 들어갈수 있음이 감사했다.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어려웠던 시절  몇년동안 과일 하나 못사먹고, 구제옷을 사입고  마음까지 가난해져서

산다는게 너무 슬펐는데, 두 영감 할매가 노령년금도 받고 보훈연금도 받고 자식들에게도 용돈을 받으니

마음만은 부자 같다. 그제도 장을 봐오며 영감에게 "보소, 내가 부자 같구마.." 남편도 그랬다

"예전대면  부자지..."  이제는 과일도 사 놓고 못먹어 썩어 버릴때도 있다. 먹고 싶은걸 먹을수 있고   따듯한 옷도 시장에서 사 입을수 있다.   이렇게 살다가 엄마처럼 어느날 자는 잠에 하느님나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형부는 7,8년을 병으로 고생 하셨가고 하는데  자식들에게 폐끼치기도 싫으니  친정엄마 처럼

밤새안녕  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주절대게 된다.


또 배추를 사와서 작은놈이 좋아하는 백김치를 담아야 겠다.

몸이 아프고 괴로워도 새끼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건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리라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