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자갈치 시장을 갔다.
레지나 형님과 둘이서 미사후 버스를 타고 자갈치를 갔는데 점심을 먹는데 서울깍두기집을 갔다.
곰탕 설렁탕을 하는데 한 삼십년만에 간것 같은데, 예전에는 깍두기, 김치도 맛이 있었지만 국물이 구수하고
시원해서 국제시장 장사 할때는 정말 자주 갔던 곳이었는데 세월따라 맛도 변해서 멀건 국물에 소고기 몇조각,
구수한 맛도 없다. 나는 곰탕을 좋아해서 곰탕만 있으면 한달도 먹을수 있는데 이건, 돈이 아깝다.
역시 자갈치다. 모두들 부전시장이나 똑 같다고 뭐 그리 멀리 가냐고 했지만 생선도 싱싱하고 부전시장에는 없는 생선도 많다. 달고기 란게 있는데 생긴건 가자미 같은데 양쪽배에 둥근 무늬가 있어 달고기라 하는진
모르겠지만 상인들이 이 납작한 고기 양쪽 볼때기를 도려내어 파는데 생긴것과는 달리 맛이 깔끔하여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생선을 잘 아시는 레지나 형님 덕택에 나막스란 생선도 처음보았다.
예전, 술집에 가면 마른안주로 이 말린 생선이 나왔었는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마치 대구처럼, 명태처럼 생겼는데 지느러미도 핑크빛이고 껍질도 엷은 핑크색인게 생선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까지 했다.
큰 가재미를 삼만원어치나 사고 핑크빛 나막스도 사고 칼치까지 샀다. 칼치를 사면서 잘라내는 칼치머리와
내장을 따로 좀 달라고 해서 집에와서 깨끗하게 씻어 소금고물을 해 놓았다.
이번 겨울 김장담을때 칼치 젓갈을 같이 넣으면 김치는 한층 더 깊은 맛을 낼것이다
이번 김장 담고 허리가 아파서 고생을 하며 내년에는 김장을 담지 않으리라 했지만 좋은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겨 내년 겨울 또 김장을 해야겠다. 제발 많이 아프지 말아야 되는데.....
나는 새해 계획같은것 세우지 않는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도 많지만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저 그날 그날을 충실히 살자 하는 주의다.
오늘도 세탁기를 돌려놓고 찜통엔 삶는 빨래가 삶기고 있고 엿질금을 물에 담아놓고 쌀도 씻어 불리고 있고,
참 할일이 많다. 빨래를 빨고 단술을 만들어 지난번 작은 언니가 준 대추와 도라지를 고은물로 조청은 만들 것이다. 지난번은 도라지 하나로 조청을 만들어 놓았는데 언니가 캘리포니아 대추라며 대추를 주는데 살이 많고 달아 이걸 어쩔까 생각하다가 조청을 담기로 하고 진작에 고아 놓았던 것이다.
조청을 담아 언니께도 나누어 주어야 겠다.
어제는 유치원 자모들모임이 있어 뷔페를 갔는데 요즘 돈 없다는 말은 빈말인듯,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
줄을 서서 음식을 들고 와야 되었다. 평소 집에서는 잘 안먹는 음식을 들고 오는데 나는 치즈를 잘 들고 온다. 살이 찔까봐 차마 사 놓고는 못먹지만 이런 자리에 가면 꼭 골라 먹는다. 가끔 생각하는건 내가 전생에
티벳에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티벳에선 차잎가루를 넣고 버터를 넣어서 끓인 물을 마신다 하는데 나는
버터향도 좋고 버터맛도 좋아하는데 이 뚱뚱한 몸을 보며 자주 먹지 못한다.
모임이 벌써 삼십년이 넘은 이 모임은 편안하게 농을 주고 받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는지라 편하다.
어제는 의사 아들을둔 친구가 밥을 샀다.
이 의사 아들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 하며 두 양주에게 결혼을 해서 좋은점 10가지씩 말해보라 하는데 부부
모두 그 열가지를 채우지 못하니 아들이 그것봐라? 하는 바람에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 한다.
이 아들이 용돈을 넉넉히 준다하며 밥을 사겠다 했던 것이다. 년말이라 대기업다니는 아들을 둔 또 다른 친구는 성과금이 많이 나오겠네 하는 내 말에 버럭하며 그라믄 뭐하노 십만원주는데! 한다.
서울 아가씨와 결혼한 그 아들은 명절때 십만원, 생일대 십만원 주는게 다란다. 서울로 유학을 보내고
해외연수까지 보내 대기업에 입사를 했는데 자식을 가르칠때 뭘 바라고 가르친건 아니지만 내가 생각해도
섭섭하겠다.
아무튼 올해도 다 지나 갔다. 그저 무탈하게 잘 지나간것만 해도 하느님께 감사하다.
내년에도 별 탈없이 잘 지나가길, 부도난 아들, 해결 잘 되기를, 애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수있길....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