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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 합니다 아부지요...

지나19 2019. 8. 26. 09:35

처서가 지났다.

에어컨을 안 틀게 되니 고양이란놈은  혼자서 왔다갔다 하니 내 몸이 편하다.

열네살이 된 야옹이는 한쪽눈의 홍채가 얼룩덜룩 하다. 가끔은 어디가 불편한지 물까지 게워내기도 하고

숨도 힘들게 쉬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느냐는듯 멀쩡하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늙으면 몸이 아프고 정신마저 희미해지는것, 참  괴롭다.

야옹이도 가끔씩은 마루에다 응아를 해 놓는다. 어제도 그랬다. 마루에 응아를 해 놓고는  또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를 한다. 전엔 안하던 짓을 하는 그놈을 보며 마음을 다진다.

그래, 니 죽을때까지 내하고 같이 살자. 내가 니한테 큰죄를 지었다 . 미안하다....

젖을 떼고 에미, 형제와 뛰어놀던 놈을 데려와서 그런지 야옹이는 나를 좋아하는것은 맞는데 

지난번 꼬맹이와는 달리 지 마음을 내게 다 주진 않는것 같다. 꼭 안아주면 좋아하는것은 잠시, 금방 떠밀며

내 품에서 나가 버린다.  미안하다  지 엄마하고 좀 더 살게 둘것을....


오늘은 월요일, 제일 편안한 날이다. 평일 미사가 의무는 아니지만  안가면 찝찝한 마음에 가는데

오늘은 미사가 없는 날이니 마음편케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이다.

애들이 클때는 어서 키워 장가 보내고 남편과 둘이서 살면 편할줄 알고 그날을 기다렸었다.

두 놈을 다 내어보내고 나니 편한것 같았는데  저녁이 되면 괜시리 서성이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런날이 계속되어 내가 내 마음을 곰곰 들여다 보니 나는 아들놈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에 아들놈이 오고 같이 밥을 먹어야되는데...... 늙은 두부부가 사는데 냉장고엔 먹을것이 넘치고

먹을 사람은 오지않고....   마음을 다졌다. 이젠 다른여자의 남편이다. 오면 고맙고 안와도 기다리지 말자.


이젠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둘이서 사는 생활이 편하다. 그러나 남편이 없으면 나는 또 혼자서 방황하고 있다.

사랑보다는 의리? 미운정? 뭔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밖을 나가고 나면 나는 집안일도 하지 않고 그냥 멍 하니

앉아 티비의 그림만 보고 있다.


요즈음은 기도도 되지 않고, 아니, 하지 않는다 할까?

아무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기도 하는 마음을 주십사 기도를 하지만 내 마음속엔 이것 저것 검은 연기로 가득한것만 같다 .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 또 이리 고통을 받을줄 몰랐는데

내가 뭐라고 다 이해하고 다 품을랴고 ?  참 교만한 마음으로 살았구나...


죽을때 까지 죄 속에서 살아가는구나, 이 생각이 죄로구나...

잊자, 잊자.... 내안의 그 검은 연기를 허공으로 날리자.........


잘 살자, 자알 살자


죄송합니다, 하느님아부지,예수님,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