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는 하고 단장이 되었지만 이번 보고서 작성은 정말 힘이 들었다.
시골에서 김치거리가 오고 성당행사가 겹치면서 시간도 없고 이젠 정신마져 예전 같지 않은지
몇번이나 확인하고 고치고 했는데도 실수가 두군데나 있었다.
어쨌든 올해는 할일이 다 끝났다. 성당일 만큼은
센스가 더디고 눈치가 없는 나는 은총대학날 소화데레사와 한판 크게 싸웠다.
제옷에 손을대고 누워서 제 옷을 베었다고 난리를 피웠다. 그렇게 퍼부어 대더니 다음날 낮 웃으며 전화가 오더니 만나자 한다. 결국엔 만나고 밥은 내가 샀는데 데레사가 나중에 자기의 입장을 변명하기 위해 일부러 내게 밥을 사라 하는것 같았다. 싸우고 화해하고 그게 친구라며 너스레를 떠는 그녀를 보며 내가 어찌해야
할지 헷갈리기만 했다. 내 생전 처음 당하는 일이라 어찌 생각하면 그 말도 맞는것 같기도 하고...
또 내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면 예사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편이라 나하고 달리 자기애가 강한 데레사에겐
제 옷도 내가 만졌다고 해 대는데는 할말이 없었다.
무섭다, 사람이... 默言修行 이란 글을 쓰고 또 쓰며 말로서 말이 많으니 이젠 말을 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한다. 이젠 데레사와는 농담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고 레지오에서도 할말 이 외엔 입을 다물것이란 다짐을 한다.
내가 단장자리에 앉지 않으면 호도반납을 해야될것 같아서 어쩔수 없이 단장직은 맡았지만 기회만 포착이 되면 나는 단장직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하느님을 찾으리라 다짐한다.
하느님,예수님, 성모님께서는 내 마음을 다 아실것이다
우유부단하고 센스가 느리고 눈치조차 없는 바보가 어찌 남을 판단하고 남을 해할 마음이 있을까?
잔머리조차 없어 내 자신의 이익조차 챙기지 못하고 대쪽같은 사람이라고 미화는 못하지만 항상 인간의 선한마음으로 살아가려 하는 마음만은 클때나 이 늙은 지금이나 똑 같다.
남을 해 하느니 차라리 내가 죽는게 낫다라고 생각하는 날 누가 제대로 알것인가?
같이 큰 형제도 몰라 주는데.....
오늘은 월요일, 아무일도 하기싫어 헤메고 있다.
요즈음은 기도조차 되지않아 하루하루 너무나 허무하게 지낸다는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김장은 해 놨으니 그래도 한시름은 놓았다.
시간아 흘러라, 세월아,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