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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는 힘들다.

아직 캄캄한데 저 놈이 와 저라노? 더듬더듬 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보았다. 새벽 4시 35분이다. "얌마, 지금이 몇시인데 벌써부터 깨우노" 아이고 저걸 우예야 되겠노? 죄받을것 같아 생각을 바꾸고 화장실을 가서 따듯한 물을 받아 주니 허겁지겁 먹는다. 나도 저래 따신물만 먹으면 몸에 좀 좋을낀데..... 따듯한 물은 혀를 깊이 넣어 물을 퍼 올리는것 같은데 찬물은 혀 끝으로 감질나게 먹으면서 온 얼굴에 물을 뭍힌다. 따듯한물을 달라고 당당하게 소리치는 놈이 가끔은 말없이 찬물을 먹을때도 있다. 추운 겨울 안쓰러워 따신 물을 주었더니 그 따신물이 좋았던지 그때부터 사계절을 따신물을 달라한다. 손으로 물온도를보면 기분좋은 따듯한 물을 좋아하고 미지근한 물을 주면 화난 눈빛으로 가 버린다. 고양이 키우는 사..

카테고리 없음 2023.03.06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아침 햇살이 포근하다. 야웅이 놈도 베란다에 나가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세상이 평온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제 부터 화가 나고 심사가 괴롭다. 한때, 나는 인간적인 삶이 어떤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 했었다 행복하지 못한 삶에서 벗어나려고 어떻게 해야할지, 죽음 까지도 생각했었다. 죽을려니 애들이 앞을 가로 막았다. 그래도 내가 죽으면 어떻게든 살아나가겠지 하고 나니 남은 영감이 또 걸렸다. 이 영감이 내가 방황하게된 원흉인데 내가 죽으면 볼쌍해질것 같았다. 영감도 뛰어 넘었다. 그런데 막상 죽음과 대면해보니 너무 무서웠다. 알수 없는 그 죽음이란 존재가 오늘밤이라도 죽었으면 하고 살던 그때도 막상 대하고 보니 그 죽음은 너무도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결국은 죽지 못하고 살면서 참 힘이 들었다. 그 ..

카테고리 없음 2023.03.02

봄이 왔네, 봄이와!

지팡이를 짚고 길을 나섰다. 새로지은 아파트 사잇길을 가며 내려갈때는 계단으로 내려가느라 힘이 들었다. 아파트 주민도 아니면서 엘리베이터 사용하기가 미안해서다. 아파트를 지나 성당엘 갔다. 한창 공사중이다. 성전에 들어가니14처 그림이 다 바뀌어 있고 고해소의 문틀은 스덴으로 되어있었는데 뭔가 모르지만 금빛으로 바뀌었다. 이층 성전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만든다 한다. 지난번 삼성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우리 성당도 재 건축하자고 협상을 했는데 우리 성당측이 욕심을 많이 내었는가 결렬이 되었다고 한다. 성당 재건축 기금을 따로 모으기 시작했고 지난번 10억이 넘는걸 봤는데 이즈음은 얼마나 모였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 신부님 말씀이 신자여러분들이 모아놓은것으로 리모델링을 한다 하던데 나는 성당은 좀 더 가난해..

카테고리 없음 2023.02.28

짜쓱, 복도 많다.

짜쓱, 복도 많다. 소고기 국을 끓여 냄비에 덜어 냉동고에 넣고 나니 아들놈, 전화가 온다. 고깃간 하는 친구 집인데 고기좀 사가지고 갈라하니 뭘 좀 사갈까 묻는다. 지 애비가 소고기 라면 아무리 먹어도 안질려 하는 사람이니 소고기는 자주 사준다. 돈도 없는데 쪼매만 사온나 했더니 국거리에다가 구이거리 까지 많이도 사왔다. 이번 국은 우리 두 사람이 먹자 하고 작은 냄비에도 넣고 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더니 얼굴을 보니 또 주고 싶어진다. 소고기국 두냄비, 대구알 손질 다 해 놓은것, 그리고 그제 산 사과..... 들려서 보내고 나니 기분이 좋다. 며느리는 또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전화가 온다. 나는 소고기국을 끓일땐 큰 곰솥으로 한 가득 끓인다. 소고기, 표고, 토란대,무우, 머리딴콩나물, 숙주 양파..

카테고리 없음 2023.02.23

채소보다 싼 고기

고기는 놔놓고 채소값만 16000원이 들어갔다. 토란대, 양파, 표고는 집에 있었고 콩나물, 녹두나물,무우, 고사리, 파값만 16000이 든거다. 요새는 소고기국을 한번 끓이려면 한오만원이 든다. 영감은 소고기국은 아무리 먹어도 좋다고 하니 가끔씩 큰 솥으로 끓인다. 그렇게 끓여놓고 나면 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서 한 열흘만 쉬다 오고 싶다.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하늘을 바라보고 나무를 보고 물을 보고 노을을 보고 오고 싶다. 마음으론 백번을 생각하지만 겁이 많아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집앞 작은 점포에서는 사과를 과수원에서 사와서 박스를 만들고 남는 사과는 싸게 판다 나는 오늘도 작은 손자 주먹만한 사과를 사왔다. 그것도 한 박스를.... 아침으로 깨끗하게 씻어 껍질채 베어물..

카테고리 없음 2023.02.21

여자가 이라믄 우짜노?

토요일 저녁 미사를 갔다. 모임을 끝내고 친구와 뒷얘기를 하다가 미사시간에 맞춰 갔더니 성당은 공사중이어서 어수선 했다. 성전에 들어가며 성모님 손을 잡고 엄마요, 저 왔어요.... 하고 자리에 앉았다. 미사중 옆에 앉은 사람이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한참 내는 바람에 돌아보니 가방안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데 잘 안 찾아 지는듯, 한참을 부스럭거려 나도 속으로 못마땅 했는데 조금 있다보니 핫팩을 발바닥에 대고 신발신은 발 위에도 대고 계셨다. 아이고...... 마음이 아파왔다. 나중에 보니 마리아 형님이셨다. 이 형님은 결혼전 직업이 국군간호장교라 했다. 눈매가 매섭게 생겨서 가까이 하기엔 좀 어렵겠다 했는데 히야친따 형님의 어릴적부터 친구라 했다. 역시 까탈스럽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좀 부족하고 자..

카테고리 없음 2023.02.20

뚱뚱에서 통통으로......

어릴적 부터 통통했다. 아무거나 잘 먹었고 국민학교때 반에서 내 별명은 돼지 였다. 근데 그때는 뚱뚱하기보담은 통통 했었다. 할매들 말씀으론 부잣집 맏며느리감이었다. 어깨가 넓고 두꺼워 내 옷의 진동길이는 유난히 길다. 처음 옷을 만들어 보니 큰 옷을 안만드는 이유를 알았다.천을 펼쳐놓고 재단을 해보니 천이 가당찮게 들어가는것이다. 작은 옷보다 한배 반이나 더 들어가는것 같았다. 옷을 안 만들겠다 했는데 얻은 옷감도 있고, 감 있는만큼만 뭐든지 만들어 보자 하고 오늘은 내 몸빼바지 하고 웃도리를 하나 재단을 했다. 결혼 하기전 몸무게는 55키로 였다. 결혼식 직전은 살이 빠져 53키로 였다. 내가 기억하는 몸무게중 최저 몸무게인데 어릴적엔 어디서 몸무게 달아볼 데가 없으니 기억이 없고 직장생활 하면서 친..

카테고리 없음 2023.02.15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아침형 인간에서 밤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티비의 볼만한 프로는 밤 10시가 넘어야 많이 하기 때문에 저녁 아홉시면 자던 내가 성당미사가 없다는 핑계로 밤늦게 까지 티비를 보기 시작했고 아침엔 늦잠을 자다가 미사시간을 놓치기도 하는 사태가 왔다. 바깥활동이 줄어들면서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고 세상의 오만일을 보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발톱과 발바닥 질환을 다스리는걸 많이 보게 되었는데 오늘은 발바닥케어 하는걸 보게 되었다. 발바닥엔 두꺼워진 피부가 마치 채석강의 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는걸 보게 되었다. 그걸 제거 하는 의료진도 고생하겠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인간의 이 작은 몸에 무슨 질환이 그리 많이 생기는지 그제 내 손에 박혔던 작은 가시 하나 때문에 확대경까..

카테고리 없음 2023.02.09

인샬라!!!

튀르키에란 나라가 있는지도 몰랐다. 중동쪽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나라 같은데 지진이 크게도 났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들어본 지진중 가장 큰것 같다. 아파트가 윗층부터 아래쪽으로 꺼져 내려 앉는것을 보았다. 순간적인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또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후유증으로 고생할 것이다. 나도 몇년전인가 집에서 지진을 겪었는데 방바닥이 채로 치듯 양 옆으로 흔들리는데.... 한 보름을 내몸이 옆으로 흔들리면서 어지러워 고생했다. 하느님이 만드시고 보기 좋았다는 이 세상이 왜 이리 위험하고 살기 힘들까?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고 하시지만 살다보니 내 마음대로 되는건 없었다. 마치 방목하는 양떼들처럼 풀어 놓았다가 모아 들일때는 양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정없이 좁은 양우리로 몰아 ..

카테고리 없음 2023.02.08

산다고 욕본다.

제단엔 개나리와 유채꽃이 잘 꽃혀 있고 중 고등학생들이 성가 연습을 하고 있었다.내 딴엔 일찍 간다고 갔는데...... 그래도 구구절절한 기도를 하고 미사를 드리고 왔다. 날씨가 풀린 밤공기는 성모님 상 앞이라 그런지 더 흐뭇하고 좋았다. 참 오랫만의 밤미사다. 내일 아이들이 온다니 낮미사를 못가면 너무오래 미사를 못드리는 거라..... 미사후 성전안의 성모님 손을 꼭 붙들고 친정엄마께 얘기하듯, 엄마요, 우리 아아들 좀 부탁합니더, 그라고 자주 못와서 미안합니더.... 성전 들어가면서 나오면서 성모님 손잡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나를 보고 어떤 사람은 웃는다. 근데 웃어도 좋다. 성모님은 울엄마니까...... 누가 뭐래도. 오늘은 재봉틀을 정리해 버렸다. 양재를 배우지도 않은 내가 얼렁뚱땅 하다보니 한..

카테고리 없음 202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