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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사이엔 자식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외할아버지는 아들만 셋낳아 힘들게 사는 과부를 보쌈해와서 자식을 보았는데 아들만 낳던 그 할머니는 딸만 셋을 낳았다. 엄마는 둘째딸이 었다. 큰 언니가 기억하기를 외갓집은 풍기 역 바로 앞 제일 큰 기와집이었다고 한다. 울엄마는 밑반찬을 안 만드셨다. 지금 기억에도 따로 장아찌나 밑반찬을 만들지 않으시고 난 먹어본 기억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 다른 사람들 사는걸 보니 때때로 밑반찬을 만들어 놓고 먹는것을 알게 되었다.엄마는 부잣집 딸이 되어서인지 살림 사는건 못배운 모양이라. 실제 아버지와 결혼후 엄마는 직조공장을 경영하셨다 하시고 한해는 엄마공장에서 만든 유똥 이라는 천이 유행이 되어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근데 아버지가 편찮아 지셔서 아버..

카테고리 없음 2023.09.04

우짜겠노?

어제는 큰놈이 소고기를 사왔다 고기를 살려고 일부러 친구집에 왔다며 살치살, 제비초리, 등심, 그리고 우대패살, 돼지대패살 을 사가지고 왔다. 요새 돈 좀 번다고 고기를 사 들고 왔건만 나는 애껴쓰고 돈을 모아 빚을 갚으라 한다. 아직도 이십년 된 차를 끌고 다니는놈이다. 애들 줄려고 고기를 따로 샀다해서 빨리 가라고 등을 떠 밀어 보냈다. 나이 내일 모레 오십인 놈의 목을 끌어안고 볼뽀뽀를 해준다, 순순히 내 애정표현을 받아주는 그놈이 고맙다 구월 일일이다. 구월이 오면 왠지 뭔가 좋은일이 생길것만 같아 구월을 기달리기도 하고 했는데 느닷없이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그것도 끝까지 단식이란 슬로건을 내 걸었다. 그럼 변화가 없으면 그대로 죽겠다는 말과 똑 같다. 그 대쪽 같은 성격에 생각도..

카테고리 없음 2023.09.01

우째살꼬?

" 아들아, 엄마 맛있는 복숭아 한 박스만 사줘" " 엄마, 이리 편하게 얘가하면 얼마나 좋노? 엄마는 물렁한 복숭아 좋아하제? 내 한박스 사 보내께요 " 좋타, 아들놈이 이리 편하게 받아주니 .... 지도 엄마가 이리 사달라 하기를 은근히 바랜것처럼. 큰놈은 큰놈대로 이번에 수주받은게 좀 잘 되는지 내 은행계좌번호를 물어온다. " 와? " " 엄마. 에어메트 살라 했잖아" " 아이다, 안산다. 그거 믿을수도 없고 안살거다" "그럼 엄마 용돈 하소" "알았다. 힘들게 돈벌어가지고 엄마한테 주면 우짜노? 쪼매만 보내래이 " 아들이 몇십만원이나 보냈다. 참, 우리 아들 같은놈, 우리 며느리같은 며느리가 잘 없을거다. 내가 새끼복 하나는 있능갑다. 둘이서 생활하니 생활비도 많이 들지 않고 그럭저럭 사는데 새끼..

카테고리 없음 2023.08.18

마지막 욕심

앞집에서 전화가 온다. 술 한잔 하러가잔다. 나는 영감의견에 따른다. 그깟고기 한점 먹어도 그만 안먹어도 그만 앞집 아저씨는 버스 운전 하다가 은퇴를 하고 현직에 있을때는 돈 쓰는거 걱정 안하는듯 하더니 역시 벌때 쓰는돈 하고 묶인돈 쓰는것 하곤 다르다.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는데 딸은 출가하고 아들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 예쁘장 하게 생긴 아들이 삼십대 중반인것 같은데 좋은 직장도 부모하고 의논없이 그만두고 지금은 뭘 하는지 집을 들랑날랑 하고 있다. 그런집을 보다보면 그래도 난 아이들이 잘 커 주어 고맙단 생각을 다시한다. 처음 집을 전세로 들어가 살적에는 아이들에게 우리집이 아니니까 깨끗하게 써야한다고 하고 우리집을 장만해 들어갔을때는 우리집이니까 깨끗하게 써야한다고 가르쳤다. 덕택에 아이들은 집..

카테고리 없음 2023.08.14

혼자가 편하다

양배추 한포기, 깻잎3단, 단호박 7개, 그리고 돼지껍질을 다시 한번 푹 삶아서 가위로 잘라 놓았다. 순전히 내가 먹을 것이다. 어제 끓인 소고기국은 어제 한번 먹고 난 후 먹지 않는다. 힘들게 끓여서 영감 한번 더 먹으면 그만큼 내가 수월하기 때문이다.낮에는 좁쌀밥을 물에 말아 먹고 저녁엔 그제 먹던 피자 한조각을 먹었다. 저렇게 준비 해 놓으면 한참을 내건 잊어버린다. 살도 빨리 빠지진 않지만 더이상 찌지 말아라 싶기도 하고 실제로 조금씩 조금씩 몸이 가벼워 지는것 같다. 몸무게 앞자리수도 하나 내려와 있으니 잘먹을려고 애쓰지 말고 몸무게나 신경을 쓸 일이다. 어제가 말복이라 하두만 그제 밤 그렇게 비가 퍼붓는데도 귀뚜라미소리를 올들어 처음으로 들었다. 가로수의 은행알이 노란것은 제법 노랗게 물들어 ..

카테고리 없음 2023.08.11

큰사람 되어라

태풍이 올라오면서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어제 장 봐온 것으로 국을 끓여 놓은것을 바람이 자고나면 와서 가져가라 했더니 오고 싶던지 전화가 세번이나 오더니 오겠다고 했다. 오너라 했더니 아이들 밥을 안 먹었단다. 작은놈이 애들 사 먹이라고 준 돈이 있으니 내가 피자를 사 놓겠다 하고 영감은 털알러지가 있는 며느리를 위해서 온집을 청소기로 밀고 나는 피자집에 가서 피자를 사 왔다. 내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지네들도 피자를 사들고 왔다.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먹고 소고기국 끓인것 거의 반을 싸 주었다. 복숭아와 단호박, 오냐, 다 가져가라 하니 며느리가 웃는다. 밥먹고 한참을 놀다가 가라했다. 가서 쉬어야 또 일을 나가지. 아이구, 자식 키우는게 장난이 아니다. 집에 가더니 한참있다 아들이 전화가 왔..

카테고리 없음 2023.08.10

아이고,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니 왼쪽 팔에 힘이 하나도 없고 은근히 아팠다. 우유 한잔으로 버틸려다가 결국 계란두개와 삶은 양배추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케리어를 끌고 갔다. 모래쯤이면 태풍이 들이닥친다니 미리 장을 다녀 와야겠다. 십만원을 들고 갔는데 오랫만에 큰 칼치가 보이길레 두마리 삼만원에 샀다. 그리고 단호박, 당근 사과, 소고기, 돼지껍질, 파, 콩나물 등등 을 샀는데 팔만원이 나갔다. 집에와서 보니 그래도 먹을건 칼치 밖에 없다. 정구지 한단에 13000원을 하는데 야채를 더 살수가 없다 양배추나 쪄 먹고 사과나 먹고 영감은 소고기국이나 먹고 그리 그리 지나가자. 쿠팡에서 육개장을 살려니 우리 한테는 비싼것 같아 내가 힘이 들어도 직접 끓이자 하고 준비를 했다. 오늘은 대충 정리 해놓고 내일은 아침부터 소고기..

카테고리 없음 2023.08.08

사랑한다, 야옹아~~~

덥다. 오전부터 에어컨이 돌아가고 야옹이는 안과 밖을 들락거리니 사람은 귀찮다. 들어가 있는 카페에서 올라온 복숭아가 사람을 유혹한다. 영감이나 나나 복숭아는 정말 좋아하는데 여름만 오면 이거 언제나 실컷 먹어볼꼬 할 정도이다. 큰놈은 지금 여수에서 배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데 아까 전화가 오더니 엄마 복숭아 사주까 한다. 아무말없이 보내주면 오죽 잘 먹을까? 고생하는 놈한테 미안해서 그만둬라 작은놈한테 사달라 할란다 하니 그럼 그리하이소 한다.작은 놈은 내가 사달라면 기쁘게 사줄놈이지만 못난 에미가 염치가 없다. 쿠팡을 뒤집었다. 복숭아, 빛갈도 이쁘고 맛도 있게 생겼다. 마침 청도어느집에서 못난이 복숭아를 섞어 보낸다고 싸게 내놨다. 까짓거 집에서 먹을거 조금 못나도 괜찮으니 싼맛에 주문했다 영감..

카테고리 없음 2023.08.04

8월이다

드디어 8월이 왔다. 기다린것도 아니지만 양력 8월 초순이면 입추가 들어있어 가을의 시작을 알리니 이제 곧 시원한 바람이 불려니..... 하는 것이다. 예전엔 그 절기가 오면 우리가 몸으로 뚜렷이 느낄수 있었다. 중학교때 그 긴 복도를 걸어서 오면 입춘이 지나면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던 그 기분좋았던 바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요즘은 절기도 실종이 되었는지 예전처럼 뚜렷하진 않지만 그래도 입추가 지나면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하며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친다는 김남조 시인의 시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도 땡볕에 흰그름이 두둥실 떠 가는데 기온은 너무 올라 마침내 문명의 이기가 동원되었다. 어릴적 높게 올라간 미루나무 아래 강물이 흐르던 그리고 그 그늘이 얼마나 시원했는지, 우리 아이..

카테고리 없음 2023.08.01

덥고 우울하고...

모두들 때를 밀지마라 하는데 오늘도 밀고 말았다. 이태리 타올로도 모자라 때가 잘 밀린다는 무슨 세제인공 그것 까지 뿌려가며 죽어라고 문질렀다. 어깨 근처는 오늘 때를 밀어도 내일이면 또 끈적끈적해 지는것이 내가 기름도 많이 먹지 않는데 그렇다. 땀이 나서 끈적대는것은 정말로 못견딘다. 참을수 없어 손으로 문대면 때가 막 밀려나온다. 그런 때에서는 냄새도 나는듯 하다. 다행히 피부는 상어껍데기 처럼 튼튼 한지 괜찮으니 밀기도 하겠지. 오늘은 밀고 나니 팔까지 아프다. 목둘레에는 쥐젖이 매달려 찝찝 하고 얼굴엔 기미로 얼룩이 지고 이 기미는 귓바퀴까지 점령하고 있어 내가 많이 늙었음을 실감할수 있었다 휴가철이라 앞집에도 휴가를 갔는지 차도 없고 문도 닫혀있는데 옆집 할매는 경로당에 가시고 화단엔 무슨 꽃인..

카테고리 없음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