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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멘

"누나야, 이젠 누나가 마음을 좀 풀어봐라" 사촌 동생의 전화다. 화성으로 이사 간다는 오빠와 저녁식사를 하고 마음이 심란해 나한테 전화를 하는가 보다고 옆에서 올케가 말한다. 열살때 양부모가 다 돌아가시고 우리집으로와 같이 큰 동생은 그당시 우리 형제들이 한 형제처럼 대해주어서 그게 고마워 우리 형제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나한테 말 한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형제처럼 잘 지냈다. 거기에는 엄마의 말씀도 한 몫이 되었을 것이다. 동네 할매들이 "아이고, 하나도 아이고 둘을 우째 키울꼬? 어려분 형편에...." 엄마는 그랬다. "뭐, 딸 하나, 아들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면 되지...." 아버지의 박봉으로 졸지에 두아이가 더 생겼으니 엄마도 각오를 단단히 하셨을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1.07.18

사는게 괴롭다

아들놈이 에어컨을 사 준지가 한참 되었다. 근데 영감쟁이가 오늘 같은 날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는것이다 자기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운줄도 모르지만 이것 저것 움직이는 나는 더워서 연신 아이고 덥다 해 대지만 이 영감에게는 마이동풍이다. 오늘도 한 소리 했는데 손자놈 보러가는 날 보고 갔다오면 틀어줄께 하더니 손자놈 봐주고 집에와서 앞뜰의 풀 좀 베어주고 나니 땀이 얼마나 나던지 집에 들어오면서 바로 샤워부터 했는데 영감쟁이 우리집에는 에어컨이 없는줄 안다. 한 소리 할라다가 더럽어서 말았다. 참 부부사이에 별거 아닌게 이렇게 마음을 상하게 하고 미워지는 마음을 다스릴길이 없다. 참 이해 할려고 애도 많이 쓰고 법륜스님 말씀도 많이 들으며 마음 공부를 하지만 아직 보살 되기는 멀었다. 아직도 남편밥은 ..

카테고리 없음 2021.07.12

자비를 베푸소서

예전 우리 어릴적엔 나무로 둥글게 깎아 아래엔 쇠구슬 하나를 박아 넣고 채찍같은 것으로 팽이를 두둘겨 패면서 돌렸다. 얼음 위에선 더 잘 돌아서 겨울이 오면 남자 아이들은 추운줄도 모르고 볼이 새빨개 지도록 놀곤했다. 요즈음은 블레이드라고 제품이 나와서 종류도 많고 기능도 점점 더 추가되어 나와 애기를 키우는 사람은 이 블레이드를 사는데 우리 손자놈도 예외없이 그 블레이드에 빠졌다. 지난번 갔을때 나하고 대결하자해서 한 삼십분을 했는데 손자놈 블레이드는 이름이 루시퍼인데 그 이름답게 나는 한번을 이기지 못했다. 내가 손자놈에게 " 할아버지 데려 올거야, 할아버지는 이길거다, 연습 많이 해놔라" 하고 우스게를 했는데 그다음 부터는 내가 갈 때마다 손자놈은 할아버지 연습 많이 하고 있냐고 묻곤 했다. 나는 ..

카테고리 없음 2021.07.11

싸랑하는 단장님,

싸랑하는 단장님, 오늘 레지오를 가려 했는데 우리집에 계시는 예수님께서 오늘은 성당 가지 말고 아기예수님을 모셔라 하니 집안의 평화를 위하여 부득이 레지오 참석을 궐하겠나이다.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단원 여러분도 좋은날 되시옵소서. 송구 합니다. 이만총총...... 손자를 돌봐주러 가야 되는데 레지오날과 겹치니 영감은 성당가면 안된다고 한다. 사실 성당에서는 들어가기 전에 체온측정, 성전내에서도 마스크착용, 거리두기로 안전하다면 안전한 곳이다. 그래도 영감이 우기니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결석을 하고 말았다. 요즈음은 레지오도 무조건 출석으로 인정해 준다. 활동보고만 있으면..... 큰 아들놈도 큰 손자를 이번 주일은 유치원을 쉬라고 했다 한다. 며느리에게 "내가 보기엔 지가 더 걱정이구만!" 했더니 며느리..

카테고리 없음 2021.07.07

비 걱정

비가 오기 시작한다. 온 세계를 돌며 강풍과 호우, 우박까지 내리는것 같더니 우리나라엔 또 어떻게 될까? 요한 묵시록을 연상케 하는 이 놀란 기후의 변화는 무섭기만 하다. 70이 넘으면서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 들였지만 여태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을 보면서 우선은 공포스럽고 무엇보다도 지금 막 태어나 이쁘게 자라는 손자들 때문에 더 걱정이 되고 하느님께 기도 하게 된다. 낮엔 노아 란 영화의 끝장면을 봤다.끝없는 바다에 둥둥 떠있는 배.... 마침내 비둘기가 푸른잎을 물고오고 배는 산 중턱에 걸쳐 땅엔 푸른 잎들이 솟고....... 그 물폭풍은 얼마나 강열하던지사람들은 물살에 휩쓸려 다 죽어 갔다. 어떤 사람은 지구의 축이 바로 서면서 일본이 물에 잠기고 우리 경남 지역도 위험하다고 하는데 믿을수도 없고 그..

카테고리 없음 2021.07.03

무엇일까? 왜 일까?

일요일이다. 그동안 가지 못한, 아니 안간 주일미사를 가기위해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다. 준비래야 별것없다. 세수후 마스크쓰고 안경 쓰고 옷입고 나가면 되는데.... 코로나 이후 내 삶에서 참 편해진 것이 하나 있는데 화장을 하지 않아도 외출을 자신있게 한다는것이다. 피부색이 노란빛이 도는 편이어서 화장을 하면 친구들은 변장을 했니 어쩌니 놀리기도 하지만 이 노란빛이 살짝 도는 피부가 실제로도 화장발을 제일 잘 받는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누가 날보고 이쁘다 하면 나는 화장발이라고 한다. 화장이래야 로션 바르고 화운데이션바르고 코티분을 바르고 루즈를 바른것뿐, 세상 여자들이 다 나 같다면 화장품 장사 굶어 죽는다는 말을 할 정도로 간단하게 한다. 저녁 자기전엔 아는 지인이준 달팽이 크림을 바르고 아침엔 ..

카테고리 없음 2021.06.21

날씨도 마음도 흐림

두유 한컵과 어제먹던 감자 두개로 아침을 때웠다. 아직도 자고 있는 영감, 아침은 이렇게 편안하게 먹는다. 작은놈이 전화가 온다. 엄마, 보험하나 넣자 하두만 결국은 지 장모한테 부탁한 모양이다. 이 에미는 지가 책임 지겠다 하더니 어려운 가운데 그래도 보험이라도 하나 넣어줄 요량인데 미안타...... 엄마가 건강해야 된다며..... 그래 이 새끼들 때문에라도 나는 건강해야 된다. 영감먼저 보내고 딱 일주일만 더 살다가 가는게 내 소원이 되었다. 성질 고약한 영감을 어느 자식이 좋다고 모실까? 지난번엔 내 허리가 너무 아프니 수술 하자고 했다 영감이, 내가 물었다. 그럼, 당신이 내 대소변 받아줄래? "거기 요양 보호사 있잖아?" 한마디로 못해준다 말이다 "그래서 내가 수술은 생각도 안한다" 옆집 할배는..

카테고리 없음 2021.06.18

힘들다......

미사가 끝나고 합동 레지오를 하고 단원들끼리 모여 간단하게 활동보고를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버스를 타고 세명약국을 가는데, 이 길도 참 오랫만이다. 언제 다녀온지도 모르겠다. 서면 로타리 큰 소나무밑의 작은 나무들은 모두 잘려나갔고 보도블록들이 뒤집혀 있었고 범일동 로타리도 나무들이 다 사라지고 새로 생긴 건물들도 삐까삐까 하고 거리는 참 낮설었다. 부산진역 무료급식소는 어디가고 백신접종장소가 생겨 있었고 시내로 가는길 곳곳에는 고층 아파트가 하늘 높은줄 모르는듯 고개를 뒤로 젖혀야 꼭대기가 보였다. 무슨 집을 이리 많이 짓는지....... 그런데도 나는 와 집한채도 없는지...... 예전 어른들이 똥집이라도 내집이 최고다 하던말이 생각난다. 살날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새끼들만 잘 살아주면 걱정할것도 없..

카테고리 없음 2021.06.15

칼로 물베기

또다시 칼로 물베기를 하고.... 우야겠노? 하느님이 내려주신 숙제인데 잘 해 내야 되는데..... 아들집에 가서 며느리와 수다를 떤다. 니는 절대로 네 남편한테 지지마라.... 시상에 이런 고부 관계도 또 없을거다. 시아부지, 아들흉을 같이보고 웃고 며느리는 어머니 좋게 생각 하세요.. 오늘은 며느리가 한창 얘기를 하는데 어머니가 아닌 언니야라는 말까지 나오니 둘이서 한참을 웃었다. 며느린지, 딸인지........ 결혼식때 카메라맨이 어머님 오늘 좋은 딸 하나 생겼습니다 하기에 내가 그랬다. 딸은 무슨, 며느리인데 내가 많이 사랑할거다, 했더니 참 성격좋은 며느리를 만나서 둘이 죽이 척척 맞는다. 고맙다. 손자는 이제 제 에미가 나가든 말든 이 할미 하고 잘 놀아주고 내 품에서 잠이 들기도 하고 안고 ..

카테고리 없음 2021.06.09

갈데가 없다.

갈데가 없다. 어제오전부터 인터넷이 안되더니 티비까지 깜깜해졌다. 두 늙은이가 이리 만지고 저리 만져도 안되니 영감은 화가 났고 나는 소비자 센터로 신고를 하니 내일아침 아홉시에 온다고 한다. 앞집 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집에 와서 또 티비를 트니 아직이었다. 영감이 짜증을 내면서 오만소리를 다했다. 내일 아침에 와서 봐 준다하니 기다리면 되는데 왜그러느냐고 했던것 같은데 갑자기 티비를 부셔버리겠다고 소릴 질렀다. 기가 차서 멍하니 보고 있으니 셋톱박스를 들고 선을 뽑는다고 하더니 잘 안 뽑아지니까 리모콘을 있는대로 던진다. 어디 여자가 말이 많노? 한마디로 자기 편이 되어주지 않는단 말이다. 같이 싸우고 싶지만 이웃에 창피해서 내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 버렸다. 무식하면 성질이나 좋..

카테고리 없음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