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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저녁

벌써 하늘이 어두워졌다. 해가 많이도 짧아졌다. 해가 반짝일때는 밖으로 나가 저물어가는 가을을 보고 싶었다. 근데 오늘처럼 밖엘 한번도 나가지 않은날은 이렇게 해가지면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한것이 없어 허무해져 울고 싶었다. 뭘 대단한걸 하지 않아도, 성당에만 다녀와도 뭐라도 해 낸것처럼 자연스럽게 땅거미를 받아 들이고 그날이 마무리 되곤 했지만 이런날은 또 이렇게 허무하게 하루가 가는구나..... 하고 혼자 슬퍼지곤 한다. 뭔가 하고 싶어지긴 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또 하기가 싫어진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지금은 그저 남편이 건강 하기를 내 후손들이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내 자식들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알아가기를, 내 죽을때 주님이 함께 해 주시길....... 더 생각할 것이 없는데, 그래도 이젠..

카테고리 없음 2020.10.21

내면의 소리

며늘이 애 둘 보기가 힘들것 같아 호박죽을 끓여 싸들고 갔다. 큰손자놈은 내가 가기만 하면 공룡, 귀신사전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설명을 해댄다 이름은 뭣이고 무엇보다는 세고 무엇보다는 약하고 설명을 하는데 끝이 없다. 하루는 듣다가 지쳐서 손자에게 그랬다. "지안아, 할머니는 여자라서 이런거 안 좋아해,그리고 관심도 없어," 그 다음부터는 날 붙들고 그러지를 않았다. 짜쓱 말은 기가 차게 알아듣네. 오늘보니 한글을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거의다 읽어 내려갔다. 지 에미가 동생까지 보느라고 지한테 소홀한지 오늘은 할머니 자고 가라한다. 지 동생도 좀 봐주고 내일 지 장난감 친구도 더 소개해 주겠다면서.... 할아버지 밥은 우야꼬? 하니 할아버지가 직접 요리해 잡수시면 되지 않느냐 한다. 머리가 우찌그리 잘 돌..

카테고리 없음 2020.10.20

축하해줄까? 위로해줄까?

해피버스데이 투유! 해피버스투유! loveyou more then i can say..... 아침, 아들놈이 생일, 전화를 해서 처음으로 노래를 불러 주었다. 항상 동생만 사랑한다고 ,사십이넘은 아들놈이 지도 두 아들놈을 가진놈이 엄마께 투정을 해서 불러준 노래다.예전 부모들이 열손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하지만 살아보니 덜 아픈 손가락이 있었다.돈을 떠나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놈은 작은놈 이었다. 나를 생각해주고 편안하게 해 주려고 고심하는 그놈을 보면 고맙고 안보면 보고싶다. 이젠 장가를 가니 내가 편하게 만날수도 없는데.... 둘이서 꼭 붙어서 다니니 뭘 물어보고 싶어도 조심 스럽다. 속 깊은 그놈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가끔 전화를 하면 내가 돈이 필요해서 그런줄 알고 조금 보내줘놓고 버티보..

카테고리 없음 2020.10.05

추석이다

추석이다. 칠십평생 처음보는 추석이다. 그놈의 폐렴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정부에서는 연신 주의보를 보내오고 명절에 서로 방문하는것 조차 자제하라 하는데..... 덕택에 어제저녁 큰놈 집에서 밥을 먹고 추석 행사를 끝냈다. 큰놈은 추석선물로 더덕을 보내오고 작은놈은 수삼을 가지고 왔다. 이젠 늙었다고 몸에 좋은것 사드리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며느리가 송편을 주어서 송편 맛까지 보게 되었다. 남편은 수삼을 우유에 갈아먹자 해서 이번에 새로 장만한 믹서기에 갈았더니 아주 보드랍게 갈려서 먹기가 좋았다. 그런데 애들 집에 가보면 돈을 펑펑 쓰는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깊이 생각해 보니 요즈음 젊은 사람들과 우리같은 늙은이들의 돈 쓰는 단위가 다르다는것이 생각났다. 우리는 비싸서 못사는 것들을 ..

카테고리 없음 2020.10.01

피곤하다

깎은 밤톨 같이 이쁜 손자를 오늘에사 만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터는 또 도우미 아줌마가 오신다니 마음 편하게 올수 있었다. 옛어르신 말씀중에 남편이 방안에서 똥을 싸더라도 남편이 있어야 된다 하더니 남편없이는 아들놈 집에서 힘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상하게 이 큰놈과는 대화하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남편을 중간에 서게 해서 내가 좀 수월해지는 것이다. 엄마 아버지 고생한다고 내리 맛있는걸 사주는 덕택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참변이 생겼지만 고 이쁜 둘째 손자를 생각하면 하나도 섭섭지 않다. 덕택에 큰 손자 하고도 많이 친해졌고 예전 우리가 아이들 키울때 아이들과 요즘 아이들이 틀리다는 말만 들었지 이렇게 틀릴줄은 몰랐다. 이제 다섯살인 큰놈은 말도 겨우 하는데 이 할매 할배를 갖고 놀 정도로 머리가 ..

카테고리 없음 2020.09.08

갱희야 힘내자!

성경의 묵시록이 생각나는 나날들이다. 여름 휴가가 끝나가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퍼져 나가고 있고 생각만으로도 끔직한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성당도 다녀오고 하느님계심을 가슴속에 더 새기며 그분이 하는 일은 인간이 이해 할수 없으며 우리는 피조물로써 그분의 하시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왜?란 생각도 하곤 한다. 성당의 레지오 간부를 오래 하다보니 아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간다. 아무도 모르는 이름없는 여인으로 하느님께 기도 드리던 그 시절이 참 행복 했다는 생각이 들며 십일월 보고 후에는 미련없이 떠나서 혼자서 조용히 기도 생활을 하리라 다짐해 본다 모래는 아들집으로 옮겨 출산하러 병원간 며느리 대신해 손자놈을 보살피고 살림살이를 해야 된다. 별난 손자놈 돌보는게 벌써 겁이..

카테고리 없음 2020.08.18

입추

벌써 입추다. 아직도 비가 더 내릴것 같은데도 절기는 입추다. 허긴 절기대로 따라가는 날씨는 예전일이다. 예전 어릴적에는 밖에서 세수하고 문고리를 잡으면 문고리에 손이 쩍쩍 들어붙곤 했다. 아침에 머릴감고 출근할땐 머리카락에 고드름이 맺히고 눈도 많이오고 더운날, 하이힐을 신고 아스팔트위를 걸어가면 뾰족한 하이힐굽이 아스팔트위에 꼭꼭 찍히곤 했다. 미세먼지, 이상기후, 이런 세상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여름밤 은하수와 겨울밤 은하수가 남북과 동서로 달라진다는것도 신기했고 산위 잔디밭에 누워 쳐다보는 여름 하늘은 뭉게구름이 떠있고 하늘도 어찌나 파랗던지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그 하늘과 뭉게구름이 그립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하늘을 보는것을 매우 좋아한다. 고층 아파트 살때는 매일 하늘과 아름다운 노을을..

카테고리 없음 2020.08.07

92 종로에서

어제 오후부터 엄청난 비가 왔다. 저녁 부터는 번개, 천둥을 동원하여 내리는 비는 무섭기 까지 했다. 죄많은 나는 천둥, 번개만 치면 하느님이 내게 벌을 주시는듯, 두려워진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니 역시 많은 사고가 나고 인명사고 또한 있었다. 어떤이는 7월24일 도꾜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밤 지진이 일어나고 이곳 부산 까지도 바다밑으로 가라앉게 되니 대피할 사람은 대피하라는 유튜브를 연일 내 보내기도 했다. 살만큼 산 나는 반신반의 했지만 모든건 하느님이 주관 하시니 그분께 모든걸 맡기자 하고 살면서 내가 죽는 날이 세상멸망의 날이지 생각하고 살았다. 내가 죽는 그때, 내 세상은 끝난것이니.... 비는 그치고 하늘이 밝아지긴 하지만 이 비가 언제 또 시작이 될지..... 나는 오늘도 성당엘 가지 않고..

카테고리 없음 2020.07.24

조율한번 해 주이소!

빗소리에 잠이 깬다. 야옹이란놈도 내 기척을 듣고 일어나라고 야옹 한다. 그놈에게 따끈한 물을 준다 . 허겁지겁 마시는걸 보니 목이 많이 말랐나보다. 한여름에도 따듯한 물을 고집하는 놈이 이해가 안간다. 고양이란놈이 원래 따듯한걸 좋아 하는줄은 알지만 아무리 더워도 이놈은 따듯한 물을 고집한다. 그런데 내가 아플땐 물그릇에 놓아둔 물이 식었어도 그럴땐 또 아무말없이 그냥 찬물을 먹는걸 봤다. 동물 조차도 상대의 아픔을 알고 배려 해줄줄을 아는걸 보게 되었다. 내가 무릎을 절뚝거리며 다니는 것을 본 그놈이 요즈음은 내 무릎에 올라 오길 꺼린다. 올라와도 조금 있다가 내려간다. 이러니 내가 그놈을 좋아할수 밖에 없다. 아무리 털이 날려도 탓 할수가 없다. 하늘이 컴컴해지고 천둥이 치고 비가 많이 내리니 엄마..

카테고리 없음 2020.07.10

할매의 넋두리

욕심이 없는 내가 딱 하나 욕심 내는게 있다. 봄이면 올라오는 자리공 나물이다. 독이 좀 있는 나물이라 데쳐서 한나절은 물에 울쿼서 먹는거지만 맛이 좋아 남편도 잘 먹고 또 많으면 묵나물로 만들어 두곤 한다. 작년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들판에서 많이도 뜯어 먹었는데 그 맛을 잊지못해 올해는 집 바로옆 재개발로 빈 땅이 생겨 눈여겨 보았더니 역시 자리공이 있었다. 아픈 허리, 아픈 무릎인데도 눈으로 보니 욕심이 나서 몇번을 뜯어왔는지 모르겠다. 옆집에도 나누어 주고 묵나물도 해 놓고, 유튜브로 본 살빠진다는 꽃도 뜯어와 차로 마시고 있다. 늦게 알게 되는 바람에 조금밖에 못 뜯었는데 차로 마셔보니 식욕이 좀 떨어지는듯 하다. 내년에는 많이 채취해서 작은놈 에게도 먹여야 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년..

카테고리 없음 2020.06.29